충북 보은의 한 토굴에서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40대 여성이 목 졸려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의 검시 결과가 나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12일 피해 여성인 A(47)씨에 대한 1차 검시 결과 얼굴에 울혈 등이 관찰돼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토막 난 상태였지만 별다른 상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 5일 청주의 한 업소에서 일하다 경찰에 실종 신고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통신 내역을 조사해 마지막으로 통화한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A씨 집 근처 폐쇄회로(CCTV) 화면 분석을 통해 A씨와 남자친구 B(65)씨가 지난 2일 함께 집을 나선 뒤 B씨만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B씨에 대해 당일 행적 등을 조사해왔다.
하지만 지난 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B씨는 다음날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병원서 치료를 받던 B씨는 지난 10일 숨졌다.
B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그러나 A씨 관련 사건을 짐작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B씨의 첫날 진술에서도 의심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서에 ‘형사들에게 한 말이 진짜였으면 좋겠다. 이들에게 미안하다'라고 적혀있어 거짓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된 내북면은 B씨의 고향마을이다. 경찰은 B씨가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변인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년 전부터 만나기 시작한 A씨와 B씨는 최근 금전 관계 등으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두 명 모두 숨지면서 범행 동기와 시간, 장소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보강 조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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