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구리나 두꺼비 같은 양서류는 대게 벌레나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이 먹이사슬의 원칙을 거스르는 벌레가 있다. ‘에포미스 비틀’이라 불리는 딱정벌레는 강력한 독으로 개구리는 물론 두꺼비 도롱뇽 등의 양서류를 죽인 뒤 그 사체를 먹는다.
에포미스의 애벌레는 양서류를 만나면 먼저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듬이와 입 주변을 활발히 움직이며 유혹한다. 양서류가 애벌레를 잡아먹으려 하면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갈고리 모양의 위턱으로 붙잡은 다음 독을 뿜어 마비시킨다.
맹독 공격을 당한 개구리 등 양서류는 속수무책으로 먹이 신세로 전락한다. 에포미스 애벌레는 개구리의 체액을 다 빨아먹고 나중에는 살점을 잘라먹어 뼈만 남긴다.
에포미스 딱정벌레에는 2종류가 있다. 모두 양서류만을 먹이로 삼는다. 애벌레가 자라 딱정벌레가 돼서도 개구리 등을 잡아먹는데, 개구리의 뒤로 접근해 등을 물어 마비시킨 뒤 먹는다.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최근 게재된 논문은 에포미스에 대해 “작은 동물이 큰 동물을 잡아먹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 딱정벌레의 행동은 극단적 방어 형태로 매우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또 양서류는 이 곤충의 공격을 피하는 법을 아직 습득하지 못했는데, 이는 양서류의 먹이인 수많은 벌레 가운데 에포미스가 아주 드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논문은 이 딱정벌레의 공격행동도 방어의 한 형태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어떻게 이런 행동으로 진화했는지는 수수께끼”라고 밝혔다.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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