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8일 1박2일간의 국빈 방한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났다. 두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나누는 동안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차담과 산책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청와대는 SNS를 통해 두 영부인의 만남과 뒷이야기를 전했다.
평소 낯선 이들에게 말을 건네기보단 주로 듣기 때문에 환담이 길지 않다고 알려진 멜라니아 여사와의 환담은 1시간 5분에 걸쳐 이뤄졌다. 두 영부인은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오미자차를 나눠마셨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멜라니아 여사의 보좌진들은 청와대 측에 “놀랍다. 두 분이 대단한 화합을 보여줬다”며 “사실 긴장했는데 굉장히 안도했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가 의장대 사열에 대해 아름답다며 호평을 하자 김정숙 여사는 “감사하다. 그런데 이런 큰 행사를 치를 때면, 더더욱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일이 어색하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저만 보는 것 같아 때론 힘들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멜라니아 여사도 “마치 사람들이 현미경을 갖다 대고 보듯이 나를 보는 것 같아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고 답하며 공감을 표했다.
영부인끼리만 통하는 공감대는 계속 이어졌다. 김정숙 여사는 “자유로운 삶이 때론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잘 해야 하는 자리인지 잘 알기에 매일 밤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고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자 멜라니아 여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특히 힘들 때마다 우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있다. 그분들을 생각하면 뭔가를 자꾸 하게 되더라”라며 공감했다.
건축을 전공한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김정숙 여사는 우리 전통 가옥 ‘상춘재’를 소개했다. “지붕의 처마 끝이 위로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지 않느냐. 한국의 전통가옥에서는 안에 앉아 밖을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 같다”며 안으로 들어가기를 권했다.
평소 높은 구두를 포기하지 않는 멜라니아 여사지만 그는 한국 주거문화의 특성을 고려해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마침 산책을 마치고 상춘재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두 영부인은 함께 차담을 나눴다.
매일 아침 비타민 주스를 마시는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김정숙 여사는 오미자차도 준비했다. 김정숙 여사가 멜라니아 여사에게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오미자차에 대해 설명하자 멜라니아 여사는 “워낙 바쁜 일정이다 보니 아침에 간단히 주스를 마시곤 하는데 이렇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차와 함께 준비한 다과를 맛보며 “특히 이 떡은 식감이 정말 좋다”며 우리 전통음식인 떡에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