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을 사칭해 노인 등을 상대로 2억여원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동대원들과 송금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최모(27)씨 등 2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송금책 주모(40)씨를 각각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중국 국적이다.
최씨 등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일까지 성남시 일대 거주하는 A(80·여)씨 등 5명 집에 들어가 모두 2억10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벌였다. 훔친 돈의 10%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나머지를 오산에서 중국식품점과 환전소를 운영하는 주씨를 통해 중국에 송금했다.
A씨 등은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사칭한 전화에 속아 거액을 찾아 집에 보관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이들의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최씨 등의 행적을 분석해 검거했다.
주씨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연루됐는지 몰랐다"라고 범행을 부인했으나, 경찰은 주씨가 수차례에 걸쳐 환전해 송금한 만큼 범행에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주씨 검거 과정에서 환전상에 있던 현금1억1000여만원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은행에 맡긴 돈을 찾아 집에 보관하라는 일은 절대 없다"며 "이런 전화를 받게 되면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도 거액을 찾는 어르신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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