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대마도)의 토지와 건물을 한국인들이 속속 사들이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대마도는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일본 땅이다. 부산에서 불과 50여㎞ 떨어져 있어 쾌속선으로 1시간10분이면 도착한다.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에선 제주도보다 가기 편한 입지를 갖고 있다. 이런 장점 덕에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으면서 현지 부동산을 매입하는 한국인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마도를 방문한 한국인은 2015년보다 121.6% 늘어난 26만명에 달했다. 산케이신문은 한국인의 대마도 방문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7월까지 21만명이 찾아 연간 3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대마도 지방정부인 쓰시마시 당국은 아직 한국 자본에 의한 부동산 매수 건수를 집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 건수는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많이 한국 자본이 주민 생활 깊숙이 침투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대마도 미쓰시마초(美津島町) 다케시키(竹敷)지구에서는 9년 전 한국 자본이 해상자위대 쓰시마방위대 기지 인근의 토지를 매수해 리조트를 건설했다. 이 지역은 한국인이 민박집 5채를 매수해 한국인 전용으로 영업 중이기도 하다. 다케시키지구 반대쪽에 있는 스모(洲藻)만에도 한국인 전용 민박이 5채 들어섰으며, 2채가 추가로 공사 중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쓰시마시 당국은 부산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무소를 두고 운영 중이다. ‘태고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섬’이란 구호 아래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교통편, 숙박시설, 관광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홈페이지에는 “쓰시마는 임진왜란 이후 악화된 조선과 일본의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의 화해를 이끌어 내고, 12차례에 걸친 조선통신사의 일본 막부 방문 시 훌륭한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교류 증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안내할 여행사와 가이드들을 상대로 '연수회'를 준비하고 있다. 여행상품 기획자 등을 직접 대마도로 초청해 역사, 문화, 관광지 및 관광관련시설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사무소 관계자는 "12월로 예정된 연수회를 통해 쓰시마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여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쓰시마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여행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여행상품개발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대마도 여행 붐이 인 것은 ①쉽게 갈 수 있는 지리적 접근성과 함께 ②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③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여행업계에서는 “대마도 관광객의 99%는 한국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0만원 정도면 숙박과 식사, 관광이 가능해 1박2일로 대마도를 찾는 사람이 많다. 올 들어선 20명 이상 단체관광객도 늘고 있는 추세다.
대마도 경제도 한국 관광객 증가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몰리자 지난 3월 대마도 시내에 220명이 머물 수 있는 ‘도요코인 호텔’이 문을 열었다. 대마도 면세점도 관광객으로 북적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인구가 2만1000명에 불과한 대마도의 경제 구조에서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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