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등록한 학원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재수생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이탁순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재수생 강모(2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4월 한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 자신이 다닌 학원에 대해 “날이 갈수록 독재학원 시스템의 허점이 보인다”며 “플래너 상담을 할 때 일주일에 한번씩 플래너 검사를 한다고 했지만 그만둘 때까지 상담 받아 본 것은 그 때 한번 이후로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학원은 ‘독학 재수학원’, 줄여서 독학학원 또는 독재학원이라 불리는 곳이다. 혼자 공부하는 학생의 일과나 공부 스케줄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학원을 처음 찾은 강씨는 담당자와 상담할 때 월간·주간 공부 계획을 기재할 수 있는 ‘플래너 학습매니지먼트’ 책자를 받고 월간 공부계획서를 토대로 상담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상담을 받지 못하자 이런 글을 썼다.
검찰은 해당 학원이 학생들에게 플래너를 관리하도록 하면서 프로그램에 맞춰 보충교육을 매주 했는데도 강씨가 학원을 비방할 목적으로 약속한 관리를 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해 학원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법원은 학원 측이 강씨에게 플래너 관리를 해줬다며 제출한 자료에 대해 “과목별로 보충수업을 한 자료일 뿐 학원 강사가 추가로 피고인의 플래너를 직접 점검 및 체크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학원으로부터 최초 1회 외에 추가로 플래너 점검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적어도 피고인으로서는 추가 점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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