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 공작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8일 “적폐 청산은 퇴행적 시도”라며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가위 인사를 전하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요즘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자신도 그 중 한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수출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렵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녕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를 걱정했다. 안보에 대한 우려도 쏟아냈다. 그는 “북한 핵 도발이 한계상황을 넘어섰고, 나라의 안위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럴 때 일수록 국민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이명박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적었다. 또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입장 발표를 시사했다.
이 전 대통령은 끝으로 “올해 추석 인사가 무거워졌다”며 “대한민국은 이 난관을 극복하고 중단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MB정권의 댓글 공작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이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이 전 대통령에게 국군 사이버사령부 산하 심리전단의 댓글 공작 활동을 보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하고 최근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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