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기관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자금을 대여해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레버리지론’이 최근 미국·유럽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버리지론의 급증세는 경기 과열의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의 부도율이 아직까지 낮고 글로벌 경제 성장세도 양호한 수준이지만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강할 경우 레버리지론이 급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미국 시장의 레버리지론 규모는 4865억 달러(약 550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1677억 달러(약 53%)나 증가했다.
미국의 레버리지론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2007년(5340억 달러) 수준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레버리지론 규모는 지난해 9월 487억 달러에서 올해 876억 달러로 80% 가까이 늘었다.
레버리지론은 보통 이미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거나 신용등급 BBB- 이하인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주로 활용된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높은 위험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출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면서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은 수익성을 높은 레버리지론을 과감하게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출 붐’에 대한 우려감도 적지 않다.
레버리지론의 과열은 과거 금융위기 직전 나타나던 현상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의 레버리지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급격히 증가해 2007년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치고 난 뒤에는 3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레버리지론은 미국의 완구업체 ‘토이저러스(Toy‘R’Us)’가 최근 막대한 부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53억 달러에 달하는 토이저러스의 부채 중 상당수는 레버리지론과 하이일드 채권 등 이자율 부담이 큰 부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이저러스의 마지막 달러 자금 조달은 2014년 10월에 약 13억 달러 규모로 이뤄졌는데 막대한 차입 비용을 수반했다.
5년5개월 만기인 10억 달러의 대출금 금리는 리보금리보다 8.75%포인트 높았고 2억8000만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대출은 리보금리보다 7.25%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공급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레버리지론은 수익률이 높지만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될 경우 금융 부실을 불러올 수도 있다.
도이체방크 AG의 헨릭 존슨 글로벌 자본시장 부문 공동대표는 “점차 시장에 거품이 껴가고 있는 느낌”이라며 “우리는 잘못을 고칠수 있는 시기를 지나쳤다”고 말했다.
뉴시스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