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아동학대 재발, 전문적 사례관리로 방지할 수 있다

2015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아동학대 사례 중 재학대 사례는 1,240건으로 전체 아동학대사례 중 10.6%를 차지했다고 한다. 10명 중 1명의 아동은 재학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학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아동의 안전을 강화하고 가족기능을 강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동학대특례법 시행 이후, 급증하는 신고접수와 그에 비해 부족한 인력의 문제로 인해 이러한 서비스 제공 부분은 현장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될 수 없었다. 또한 아동학대처벌법 시행에 따라 행위자 처벌에 있어 경찰, 검찰, 법원 등 사법기관의 개입이 강화되고 있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사법 절차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동학대 사례관리 측면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기고] 아동학대 재발, 전문적 사례관리로 방지할 수 있다
전남중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굿네이버스) 안혜은 상담원

아동학대 사례관리는 특성 상 가정이 개입에 대해 적대적이고 거부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복지 영역과는 다른 방식의 서비스 접근이 요구된다. 대상자의 욕구에 기반하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아동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강제력이 동원되는 형태의 개입을 해야 하는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시범적용해 활용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은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가족기능의 회복을 지원함으로서 아동에게 안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은 그동안 아동학대 가해자를 범죄자로, 처벌대상으로 인식해오던 관점에서 벗어나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신뢰하고 동반자적인 관점에서 돕는 역할로 상담원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초기 사정단계에서부터 아동 및 양육자, 가족구성원들의 강점과 그들의 욕구, 자원을 탐색하며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서비스 계획 수립 단계까지 함께 하고 있다. 아동과 가족은 배제된 채 기관이 수행할 수 있는 제공자 중심의 사례관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상자가 함께 참여하고 상담원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관리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상담원과 대상자 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례관리 전 단계에서 아동과 가족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증가시켜 궁극적으로는 가정 내 재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을 처음 가정에 적용시키고자 했을 때 ‘매번 거부하고 귀찮아하는 가정에 서비스 모듈 적용이 가능할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 매뉴얼에 근거하여 사례관리 중인 가정들은 상담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반겨주는 관계로 변했다.

이와 같이 전문적 아동학대 사례관리를 위한 서비스 모형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증가하는 신고 건수와 이에 따른 현장조사 업무 증가, 사례관리 업무 과중 등의 어려움으로 현장 적용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현장조사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쌓아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현장 조사의 업무를 중단한 채 사례관리로만의 전환을 꾀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체제 변화로 인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어 단계별 재편 전략과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동보호체계의 개선방안 연구(2015)’에 따르면 미국 아동복지연맹은 1인당 12~17사례를 담당하지만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1인당 평균 54사례를 담당하고 있다. 각 기관마다 편차가 있으나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전남중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의 경우, 관할지역의 특성 상 전담 상담원이 다른 기관의 상담원들에 비해 적은 수의 사례만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례관리 서비스 모형 적용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현실적으로 상담원 1인 당 담당하는 사례 수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 모형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현장에 적용을 기대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6년을 아동학대 근절 시스템 구축 원년으로 선포한 데 이어 올해는 ‘100대 국정과제’에 학대피해아동 지원을 위한 아동보호 종합 지원 체계 구축을 포함하면서 아동 인권 보호 및 건강한 성장·발달 지원, 아동권리 보장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임을 밝혔다. 특히 아동학대 보호체계에서 신고 대응 및 조사의 영역과 사후대처 차원의 서비스 제공을 공공과 민간의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실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동이 국가의 아동보호체계를 벗어나 부모의 학대로 사망에 이르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의 ‘혹사’로 지탱되고 있는 열악한 아동학대 방지 인프라가 ‘누수’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그리고 상담원들이 현장에서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아동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끝.

이 기고는 굿네이버스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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