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중3, 새 교육과정 배우고 옛 수능 치른다…사상 첫 '미스매치'

Է:2017-08-31 10:30
ϱ
ũ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배운 것을 평가하는' 시험의 원칙이 흔들리게 됐다. 그것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다. 교육부는 31일 확정 발표할 예정이던 수능 개편안을 전면 백지화했다. 1년 더 준비해 내년 8월 개편안을 확정한다. 개편된 수능 제도가 처음 적용될 예정이던 현재 중3 학생들은 기존 수능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고교 3년간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라 공부해야 한다. 학교 공부는 달라졌는데, 시험은 예전처럼 치러야 하는 '미스매치' 상황이 벌어졌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일부 과목 절대평가 전환(1안),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2안) 가운데 한 가지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었다. 김 부총리는 “수능 개편안만 발표하기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 전형 개편방향을 함께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수능 개편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지적을 교육부가 수용한 것이다.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과 맞물리는 새 수능 제도는 내년 8월 확정 발표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대입제도 맥락에서 수능 개편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 국민에게 3주 안에 양자택일하라고 요구하는 게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3 학생은 현행 수능과 동일한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다. 중2 학생이 새 수능 제도를 처음 맞닥뜨리게 됐다. 정부는 향후 1년 동안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식을 포함하는 대입 제도의 틀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내년 8월까지 수능 제도, 고교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 고교학점제, 외고 자사고 폐지 등을 포괄하는 ‘새 정부 교육개혁 방안’을 마련한다.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 등이 참여하는 대입정책포럼(가칭)을 꾸리고, 다음 달 초 구성되는 국가교육회의 자문 등을 거쳐 확정 발표한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해 학교 현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특히 중학교 교실의 혼란을 줄이는 정교한 후속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이과 통합을 추구하는 새 교육과정은 내년부터 고교에 적용된다. 현재 중3 학생이 내년 고교에 진학하면 새 교육과정으로 공부하는데 이를 평가하는 수능 제도는 과거 방식이다. 배우는 내용과 평가하는 방식이 상이하다. 학교에서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을 배우게 되지만 기존 수능에는 이를 다루는 과목이 없다. 교육과정과 수능 제도의 ‘미스 매치’는 처음 있는 일이다.

졸지에 큰 폭의 대입제도 변화를 처음으로 맞게 딘 중2 학생 학부모의 반발도 예상된다. 다만 고1 학생들은 수능 개편이 미뤄지면서 대입 재도전 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김 부총리는 “대학 및 교육청과 협력해 중3 학생 학부모가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과 혼란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