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검찰에 따르면 배모(31)씨는 지난 5월 한 BJ(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서울 강남의 A왁싱업소에서 왁싱시술을 받는 장면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봤다. 주인 S씨(30·여)가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서 다른 직원 없이 홀로 업소를 운영하는 모습에 배씨는 이곳을 ‘먹잇감’으로 찍었다.
이 때 이미 손님을 가장해 업소에 들어간 뒤 흉기로 위협해 돈을 빼앗고 살해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으로 검찰은 본다. 배씨는 2년째 무직 상태였고, 카드빚 600만원을 지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배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S씨가 개설한 인터넷 카페를 알아내고, 지난 5일 밤으로 시술을 예약했다. 이어 범행에 사용할 흉기와 청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5일 오후 10시21분쯤 왁싱업소를 찾아간 그는 약 40분 가량 시술을 받다가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S씨의 뒷목 부위를 한 차례 찔렀다. S씨는 “이러지 말고 차라리 돈을 가져가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배씨는 청테이프로 S씨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었다. S씨를 위협해 S씨 지갑에 있던 체크카드 비밀번호도 알아냈다.
S씨를 성폭행까지하려다 관둔 배씨는 샤워실에서 몸에 묻는 피를 씻은 뒤 그때까지 숨을 쉬고 있던 S씨를 다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그는 S씨 체크카드에서 200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가 범행 7시간여만인 6일 오전 6시5분쯤 역삼동 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왁싱업소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는 배씨를 강도 살인, 성폭력범죄처벌법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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