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36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해 출생아 수가 30만명대로 진입하기는 처음이다.
30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출생아 수가 36만명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출생아수 30만명대는 인구학자들 사이에서 최후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진다. 올해 1∼5월 누적 출생아 수는 15만96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4% 줄어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40만6300명이었다. 역대 최소 수치였지만 한해 출생아수 40만명대는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그마저도 통계청이 2016년 12월 내놓은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 전망치 42만4000명보다는 약 1만8000명 적은 수치였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8개월 연속 감소했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태어나는 아이의 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출생아수는 1970년대 한해 100만명에서 2002년에 49만명으로 추락했다. 전 세계에서 한 세대 만에 출생아 수가 반 토막으로 줄어 인구절벽에 직면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3월에 나온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최근 신생아 수 감소 추이와 그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통계청 전망보다 훨씬 빠르게 줄어들어 2040년에 20만명대로 하락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전망은 2016년 이후 출산율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서 나온 수치다. 따라서 만약 실제출산율이 2016년 수준에서 정체된다면 실제수치와 전망치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합계출산율이 현재 수준에서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전망치는 큰 차이가 발생했다. 2016년 여성 인구를 바탕으로 연령별 사망확률을 반영해 2017~2065년까지의 각 연령별 여성인구를 추계한 뒤 합계출산율이 2016년의 1.17명에 머문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 예상 신생아수는 2040년 26만7000명, 3060년 20만명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저출산은 고령화 속도를 높여 노동시장 활력을 줄이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청년실업과 주거난 같은 경제적 이유와 양육부담 등으로 출산율이 예상보다 더 빨리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저출산은 국가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예산확보 및 실행계획 마련으로 저출산 관련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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