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만할까…’ 지쳐가는 학보사 기자들

Է:2017-07-2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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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보사 기자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취재해서 보도해도 이렇다 할 의미를 찾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합니다.

 학보사에서 활동하려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졸업 후 마주칠 취업전쟁에 대비해 차곡차곡 스펙을 쌓는 남들을 보면 뒤쳐진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답니다.

 서울 사립대 학보사 A기자는 “학보사 일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주위에서 친구들이 스펙 쌓는 걸 보면 초조하다”며 “아르바이트를 못해서 힘들어한 사람도 본 적”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들을 더 지치게 하는 건 쓰고 싶은 기사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실제 충남대 학보사 충대신문은 지난 5월 국립대 총장 비선 개입 논란과 오덕성 총장 관련 기사를 보도하려다 주간교수의 거부로 발행을 못했고, 청주대 청대신문도 지난 3월 법정다툼을 벌이는 김윤배 전 총장 기사를 썼다가 학교 측 지시로 전부 회수됐었습니다. 학교가 학보사의 편집권을 침해한 사례는 올해 보도된 것만 4건입니다.

 이걸 극복하고 보도했는데 읽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보사에 들어왔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수습기자가 늘어나고 남은 학보사 기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보사 활동을 하는 건 대부분 언론인을 꿈꾸기 때문일 텐데 언론사 문은 너무 좁기만 합니다. 페이스북엔 이런 학보사 기자들의 애환을 담은 ‘내가 학보사 힘들다 그랬잖아’ 페이지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많은 학보사 기자들은 학보사 생활을 통해 얻는 것도 많다고 했습니다. A기자는 “기사를 쓸 때마다 새로운 분야의 책이나 논문을 읽어야 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도 취재 중에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했고, 숙대 학보사 B기자는 “취재하면서 다양한 학내 구성원과 대화하고 외부 인사들 인터뷰했던 게 좋았다”고 했습니다. 중앙대 학보사 C기자는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서 길면 2시간씩 토론한다”며 “생각을 나누고 같이 성장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현직기자도 학보사 활동이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 출신으로 올해 신문사에 입사한 한 기자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취재했던 경험을 사례로 들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면서 “진짜 기자와 차이가 크긴 하지만 그래도 기자가 나와 맞는 지 안 맞는지는 학보사 경험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숙명여대 영상미디어센터장인 강미은 교수는 “학보사를 하면 취재하고 글 쓰는 훈련을 하게된다”며 “복잡한 사안에 대해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보사 기자들의 고충을 잔뜩 늘어놓긴 했지만 사실 이건 학보사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현직 기자들도 과도한 업무강도와 인력부족 등 언론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퇴사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동아 4명, 조선 3명, 중앙 4명, 매경 7명 등 주요 신문사 기자들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러나 기자생활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한 국민일보 기자는 “독자들에게 읽히지 않는데도 쓰고 나서 혼자 뿌듯한 기사가 있다”며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소외된 이들에 대한 기사 등을 쓰면 지치고 힘들다가도 힐링이 되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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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기자 최경원 인턴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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