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 전격 반입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가 곧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X-밴드 레이더(AN/TPY-2), 발사대와 요격미사일 등 사드 핵심 장비를 실은 트럭 20여대 분량의 장비를 사드 부지인 성주골프장으로 반입했다. 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내고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 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며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일부 전력을 우선 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는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연내에 사드체계의 완전한 작전운용능력을 구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드 1개 포대는 크게 네 가지 장치로 이뤄져 있다. X-밴드 레이더(AN/TPY-2), 발사대(Launcher), 요격미사일(Interceptors), 발사통제장치(Fire Control) 등이다. 주한미군은 오산기지와 부산, 경북 칠곡 왜관의 캠프 캐럴에 분산 보관 중이던 레이더와 차량형 발사대, 요격미사일을 동시에 반입했다.
전날 밤 장비 반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성주 주민들은 이를 막기 위해 부지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 5000여명과의 대치 끝에 이날 오전 4시40분께 장비들이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발전기 등 일부 포대 운용에 필요한 장비들은 김천 부근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포대 이동은 경찰이 병력 8000여명을 동원해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지방도로 905호 등을 모두 통제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오전 4시30분에는 성주골프장 입구인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경찰이 사드 배치를 반대해온 주민 500여명을 막아섰다. 사드 장비를 골프장으로 진입시키는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1개 포대는 기본적으로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지만, 성주에 발사대 몇 기가 배치될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드 운용은 주한 미 8군 예하 35방공포여단이 맡을 예정이다.
미군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지난 20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성주골프장 부지 30여만㎡를 미군에 공여했다.
군 당국은 지난 17일 사드 배치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혀 대선 이후 배치될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러나 부지가 미군에 제공된 지 닷새 만에, 그것도 환경영향평가나 부대 설계, 시설 공사 등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드 포대 이동이 이뤄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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