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아사다 마오(27)가 선수인생 21년을 마감하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차분하게 은퇴 소감을 밝히며 한때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한순간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 듯 얼굴을 감추고 울음을 터뜨렸다.
아사다는 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2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유감스러운 결과를 낸 뒤부터 고민했다. 지난 2월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사다는 이 대회에서 출전 선수 24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한때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아사다에겐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아사다는 이 대회를 마치고 2개월의 숙고 끝에 은반 위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사다는 전성기가 꺾인 20대 중·후반 나이에도 금메달의 꿈을 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했다. 올림픽 개막을 정확히 1년 앞두고 은퇴를 결심했다. 아사다는 “(전일본선수권대회 이후 2개월 동안) 목표로 삼았던 평창동계올림픽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놓고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사다에겐 금메달 외에도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았다.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완성해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를 시니어에서 넘어서는 것이었다. 김연아는 이미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해 더 이상 경쟁할 수 없었다.
아사다는 “김연아는 스스로에게 어떤 존재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16세 이전부터 함께 대회를 치렀다.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사다는 주니어의 절대강자였지만 나란히 시니어로 전향한 16세부터 김연아의 가파른 상승세에 휘말려 ‘2인자로’ 밀렸다.
선수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트리플 악셀만큼은 자신과의 싸움으로 남길 수 있었다. 문제는 나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성기에서 멀어지는 아사다에게 트리플 악셀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연마한 과정을 떠올리며 “힘들고 고생스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사다는 기자회견 중 의자에서 일어나 단상 뒤쪽으로 몸을 돌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사다는 ‘인생 2막’을 열었다. 그에게 피겨스케이팅은 이제 경기가 아닌 공연이다. 빙상연맹의 행정가, 국가대표의 지도자, 후배를 육성하는 매니지먼트 사업가 역시 아사다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다. 아사다는 은퇴 이후 첫 번째 계획으로 7월 오사카와 나고야에서 아이스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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