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당사자가 방송을 통해 심경을 밝힌다. 그는 여전히 트라우마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박근혜 정권 ‘인사 참극’의 시발점인 ‘윤창중 스캔들’의 전말을 최초 공개한다고 9일 예고했다.
윤 전 대변인은 2013년 5월 박 전 대통령이 첫 방미 일정에 수행한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질됐다. 정권 1호 인사로 임명된 지 79일 만이다.
예고에 따르면 제작진은 미국 위싱텅에 거주하고 있는 인턴 A씨를 만나 5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시간대별 상황과 인터뷰에 응한 배경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씨는 “엉덩이를 만진 것, 호텔 방 안에서 나체였던 것 외에도 수치스러운 성희롱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언론을 피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을 오갈 텐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나는 지금도 힘든데 그(윤창중)는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재개한 것을 보고 황당했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공소시효 만료 이유로 ‘무혐의’를 주장했다. 취재진은 미국 경찰과 검찰을 통해 확인한 결과 경찰은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답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 완료됐다”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체포영장청구 절차도 의문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검찰은 취재진의 질문에 “경범죄의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해도 같은 주에 있는 피의자에게만 효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 있는 피의자는 소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미국 검찰은 2014년 8월 A씨에게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영장은 결국 청구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윤 전 대변인은 ‘결백’을 주장하며 서둘러 귀국했다.
취재진은 사건에 한국 정부가 개입한 정황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제보 문건들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는 주미대사관이 2013년 5월 10일 작성한 비공개 문건으로 “미 국무부 관계자들을 만났고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건의 존재여부를 확인한 결과 외교부는 ‘직무상 비밀로 취급되고 있어 확인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취재진은 또 청와대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일종의 ‘형량 로비’를 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주미대사관을 통해 미 국무부 등에 로비를 펼쳤다”는 전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첫 방미 성과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윤 전 대변인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시작된 진실공방에 시선이 집중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