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에서 4일 오전(현지시간) 화학무기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이뤄져 하루아침에 아무 죄도 없는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비극의 땅 위에서 거품을 물고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고 있다. 그러는 사이 어른들은 또 다른 전쟁을 낳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책임을 돌리며 공방전을 벌였다. 미국에서는 대(對)중동 외교정책의 성패를 놓고 비난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은 책임을 부인했다. 정부군은 “화학무기를 전혀 사용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반군은 “정부군이 전선에 불을 붙였다”며 “범죄정권에 맞서 주민들을 위해 복수를 약속한다”고 대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정부군이 공습한 뒤 반군의 화학무기 창고에서 독가스가 유출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군의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화학무기로 인한 잘못은 반군에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격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소행으로 일찌감치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는 “시리아 정권의 만행은 버락 오바마 전임 정권의 나약함과 결단력 부족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오바마는 2012년 화학무기 사용 ‘금지선(red line)’을 구축하겠다고 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오바마를 공격하는 데 성명을 할애하면서 구체적인 시리아 전략은 없다”고 꼬집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다음날 공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보리는 사건의 배후를 조사해 “반드시 책임을 물리겠다”고 강조했다. 결의안 초안에는 시리아 정부가 사건일의 비행 기록과 군사작전 정보, 헬기 지휘관, 고위 사령단의 명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국제화학무기감시단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관의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문항도 있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