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핑 양성 반응 징계로 1년 넘게 코트를 떠났던 러시아의 원조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30)가 복귀를 앞둔 소회를 밝혔다.
실력만큼 빼어난 외모로 한 때 세계 테니스계의 아이콘이었던 샤라포바는 17일(현지시간) 미국 패션 잡지 보그에 “지난 1년간 마신 술이 그 전까지 마셨던 술보다 더 많을 것”이라면서 “괴로워서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코트를 떠나서도 ‘슈가포바’란 브랜드의 사탕 사업을 시작하는 등 분주한 생활을 이어왔다고 밝힌 샤라포바는 "징계 기간 동안 미국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듣고 미국 프로농구(NBA)와 나이키 등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쳤다"며 선수로서의 공백 기간에 대해 설명했다.

샤라포바는 도핑 양성 반응에 대한 질문에 “만일 내가 무엇인가를 숨기려 했다면 기자회견까지 열어 10년간 그 약을 복용해왔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한 속내를 토로했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 도중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멜도니움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이후 샤라포바는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약물이 금지 약물 목록에 새롭게 포함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데서 온 실수였다고 항변했고, 소명이 받아들여져 징계 기간은 15개월로 단축됐다. 다음달 27일로 징계에서 벗어나게 된 샤라포바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약물 의혹은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샤라포바는 징계 해제에 맞춰 다음달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샤라포바는 1년 동안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랭킹 포인트가 모두 소멸된 상태로 와일드카드가 아니고선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대회 조직위는 와일드카드 자격을 줬고 첫 경기도 징계 해제일인 27일로 잡았다. 와일드카드는 세계 랭킹에 따른 출전 자격이 없거나 참가 신청 시한을 놓친 선수에게 주는 대회 출전 기회다.
한편 세계 테니스계에선 샤라포바가 와일드카드로 일부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자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30·영국)는 미국 CNN 방송에 “대회에 나가고 싶다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회 주최측은 (샤라포바의 등장으로) 입장권을 더 판매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며 비난했다.
세레나 윌리엄스(미국)와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캐럴라인 보즈니악(덴마크) 등 정상급 여자 테니스 선수들도 와일드카드까지 할애해 가며 샤라포바를 출전시키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즈니악은 CNN에 “WTA 투어 규정이 샤라포바를 위해 왜곡됐다”면서 “다른 선수들과 WTA 모두에게 치욕적인 결정”이라고 일축했다.
샤라포바 복귀 직후 개막하는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오픈의 경우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줄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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