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0일 법정에서 검찰 조사에 협조한 이유를 밝혔다.
안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6회 공판에서 재판장이 “안 전 수석이 작성한 업무수첩을 증거로 채택한다”고 밝힌 직후 갑자기 일어나 발언권을 얻은 뒤 수첩을 검찰에 제출한 이유와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 검찰에 소환받았을 당시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묵비권 생각까지 했다”며 “그러나 변호인들이 역사 앞에 섰다고 판단하고 반드시 진실을 얘기해야 된다고 해서 고심 끝에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안종범 전 수석 발언 전문]
“재판장님 제가 한 말씀만 하겠습니다.( 갑자기 일어남.) 수첩을 증거로 채택한 결정에 이의를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제가 수첩 내용을 숨길 이유는 추호도 없었습니다. 변호인들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해 사후적으로 동의하고 이의신청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검찰에 소환받을 당시만 해도 대통령을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에 묵비권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변호인들이 제게 역사 앞에 섰다고 판단하고 반드시 진실을 얘기해야 된다고 했서. 고심 끝에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하기로 하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남은 수첩을 보좌관 보관한다고 해서 갖고 오라고 했습니다. 사실 그 수첩에는 국가기밀 사항도 상당히 포함돼 부담이 됐고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고 듣고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돌려주시지 않았고 아직 원본을 받지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수사과정에서도 수첩 원본을 보지 않고 일부 복사한 걸 보여주면 진술햇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아직 제가 쓴 수첩 전체 원본을 보지 못한 상태라는 걸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추호도 수첩을 숨기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습니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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