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틀리프, 귀화 희망적…법무부도 “첼시 리와 다르다”

서울 삼성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8·199㎝)의 한국 국적 취득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과 대한농구협회(KBA)는 라틀리프의 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귀화를 최종 결정하는 법무부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KBL과 KBA는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라틀리프 귀화에 관한 회의를 열었다. KBA는 “라틀리프 귀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KBA는 조만간 라틀리프를 만나 귀화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청취할 계획이다. 또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도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KBL 귀화 후 처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두 단체가 귀화를 서두르는 것은 라틀리프가 귀화해서 태극마크를 달 경우 국제 대회에서 높이의 열세 때문에 고전해온 국가대표팀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농구는 지난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 탈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당장 올해 5월 존스컵, 11월 농구 월드컵 예선이 펼쳐지기 때문에 서둘러 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울산 모비스에서 데뷔한 라틀리프는 출중한 실력으로 팀의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2015-2016시즌부터 삼성 소속으로 뛰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여자농구에서 첼시 리가 귀화를 추진했다가 서류 조작이 들통 나 야반도주한 사례를 들어 라틀리프의 귀화도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L 관계자는 “첼시 리 사태와는 별개로 생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라틀리프는 특별귀화 절차를 거치게 된다. KBA가 대한체육회에 라틀리프를 추천하면 체육회에서 이를 심의한다. 체육회는 심의를 통과시킨 뒤 법무부에 다시 특별귀화 추천을 하고, 법무부가 최종 승인을 하는 방식이다. 농구에서 지금까지 특별귀화 사례는 문태종(오리온), 문태영(삼성), 김한별(삼성생명) 등 세 명이 있다. 이들은 모두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혼혈 선수다. 한국계가 아닌 라틀리프가 특별귀화를 하게 되면 농구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선수인 루지의 에일린 프리쉐가 특별귀화한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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