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관광버스 화재 운전기사는 왜 진술을 바꿨을까

울산 관광버스 화재 참사의 운전기사가 진술을 바꿔 사고 당시 차로를 변경해 끼어들기를 한 것이 맞다고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운전기사 이모(48)씨가 당시 “울산으로 진입하려고 차로변경을 하려 했다”면서 자신의 과실 일부를 인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초 이씨는 “오른쪽 앞바퀴에 펑크가 나면서 차가 쏠렸다”고 진술하며 다른 버스들 사이로 끼어든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사고 당시 언양분기점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리하게 끼어들기와 과속을 하지 않았는지, 언양분기점 앞에서 1차로에서 2차로로 갑자기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그 결과 경찰은 사고 지점이 관광버스의 목적지인 울산으로 진입하는 언양분기점 앞 500m라는 점을 근거로 이씨의 무리한 끼어들기가 사고 원인인 점을 밝혀냈다.

경찰은 당시 끼어들기 과정에서 실제로 타이어 펑크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타이어 파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 의뢰했다.

앞서 울주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감식을 했으나 블랙박스가 불에 타 확보하지 못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광버스 운전기사 이씨의 운전 과실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 15일 영장이 발부됐다.

한편 유가족 모임은 “이번 사고의 1차 책임은 태화관광 측에 있다”며 “버스 관리 소홀, 안전 조치 미흡 등 이번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족들은 태화관광에 대한 수사기관의 실질적 처벌이 있을 때까지 장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망자들은 울산국화원에 안치돼 있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쯤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 부근에서 45인승 관광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큰 불이 나 관광버스에 타고 있던 김모(61)씨 등 승객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한화케미칼 퇴직자 부부 모임 회원으로 4박 5일 중국 장자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던 길이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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