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안전처가 일주일만에 발생한 강력한 지진에도 15분이나 늦게 재난문자를 발송해 뭇매를 맞고 있다. “느끼지 못하는 지진까지 재난문자를 보내면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있다”고 했던 안전처의 황당한 해명까지 재조명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19일 오후 8시33분 경북 경주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안전처는 지진 발생 5분 뒤인 8시 38분과 41분 경주 지역에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지만 경주 이외 지역에는 15분 넘게 문자가 지연됐다.

안전처는 지난 12일에도 지진 발생 9분 후에야 첫 문자를 발송해 빈축을 샀다. 또다시 늑장 대응이 반복되자 네티즌들은 “재난문자가 복불복인가” “사람들 다 죽고 문자오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분통을 터뜨렸다.

SNS에선 안전처가 지난 13일 브리핑을 통해 내놓은 황당한 해명도 재조명됐다.
당시 이승우 안전처 대변인은 전국으로 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자 “국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지진도 많이 있기 때문에 모든 지진에 대해 국민들한테 다 일일이 문자를 발송하게 되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예전에 오대산 지진 때까지 저희가 지진문자를 발송했는데 한밤중에 받으시는 분들이 굉장히 항의전화가 있었다”며 “그 이후로 문자를 발송하지 않다가 일본 구마모토 지진 이후 지진긴급재난문자를 다시 보내고 있다. 만약 국민들께서 한밤중에 문자가 와도 내 생명이, 안전을 정보를 줄 수 있는 좋은 정보라고 인정해 주시면 과감하게 확대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진앙지인 경주 일대는 물론 서울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제보가 빗발쳤다. 19일에도 부산사직구장의 중계 카메라가 흔들리는 등 눈에 보일 정도의 진동이 느껴진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전쟁나면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이 아니면 국민들이 불안해할까봐 전쟁났다는 방송도 안하겠다” “난 더위 안 타니까 폭염 문자 보내지 말라” “민원이 재난보다 더 무서우시답니다”라고 비꼬았다. “이 정도면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편 정부는 안전처 대신 기상청이 지진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지진 긴급재난문자는 기상청이 공식 지진통보문을 안전처에 보내면 안전처가 송출 대상 지역을 지정해 발송하는 체계로 기상청의 조기경보보다 최대 8분 정도 늦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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