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상태에서 자화상 91개 그린 어느 화가의 이야기

Է:2016-08-08 08:00
:2016-08-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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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루이스 선더스의 자화상. CNN 홈페이지 캡쳐

신경안정제, 진통제…. 10가지가 넘는 약을 먹고 환각상태에서 자신의 얼굴을 본다. 그리고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지난 1일(현지시간) CNN이 다룬 브라이언 루이스 선더스(Bryan Lewis Saunders)의 이야기다.
처음 그가 미술을 하게 된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던 선더스는 매일 매일이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바퀴벌레가 우글거리는 환경에서 살았다. “나는 대부분의 물건을 가방 안에 쑤셔 넣었어요.”

테네시주의 존슨시티에 위치한 그의 아파트 한 코너에는 바퀴벌레로부터 보호하고 싶어 하는 갖가지 물건이 무더기로 쌓여있다. 1만개가 넘는 자화상과 수 십 개의 공책이다. 그의 삶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다. 선더스가 정말 죽고 싶었던 날에도 희망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버팀목이다.

선더스는 1998년 동부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미술학위를 땄다. 그 때는 진짜 프로젝트와 미술전시회도 했다. 이후 중국에서 즉석 공연을 하는 코미디언으로 일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공연할 곳이 마땅치 않자 선더스는 다시 존슨시티로 돌아와 전문적인 미술활동을 시작했다.

한동안 그는 매일 1~9개의 자화상을 그렸다. 1995년 7월 그는 연필로 안경을 쓴 남자가 웃는 얼굴을 그리는 연습을 했다. “그 그림에는 뭔가 후광이 있었어요.” 선더스는 “나는 정말 행복했어요. 그러나 첫 8개의 공책에는 대부분 검은색 아니면 흰색인 그림뿐이었죠. 매우 실망했죠.”

“그냥 기계적으로 보이는 대로 나를 그렸어요. 발톱이나 뾰족한 송곳니를 그릴 때는 밖에 못나갔죠. 색칠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렸거든요. 그 때 술을 마시거나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죠. 문제가 시작된 거예요.”

2001년의 어느 날, 그는 신경안정제인 바륨과 부탈바이탈, 바르비투르를 한꺼번에 삼켰는데 다음날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느낌으로 그림을 그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선더스는 그 후 11일 동안 18개의 약을 복용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영향력 아래(Under the influence)’라는 자화상 시리즈다.

‘영향력 아래’는 91개의 자화상 세트다. 이 작품은 마약과 알코올로 만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에 작품들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었고, 그는 명성을 얻었다. 인터뷰가 이어졌다. 각종 사이트에서 선더스의 자화상을 게재했다. 물론 항상 그의 작인이 들어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건 자기학대였어요. 정말 정신적으로 좋지 못했죠.” 그림은 성공했지만 선더스는 이렇게 고백했다. 그는 약을 돈 주고 산 적이 없었다. 약은 대체로 선물받은 것이다. 모르핀, 실로시빈(환각 유발 물질) 등 온갖 약을 버무려 엄청나게 자극적인 칵테일을 만들었다.

그에게 미술과 정신적 건강의 관계에 대해 문의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미디어의 관심도 끌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 미술로 치료를 시작해요. 미술은 나의 치료방법이죠.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걱정하고 우울하고 화가 나요. 그것들을 조금씩 제거해갈 뿐이죠.”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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