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기반 매체 매셔블(Mashable)은 발로흐의 남자 형제가 그녀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현지 경찰 관계자는 “발로흐의 부모님으로부터 그녀가 물탄의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오빠에게 살해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용의자로 지목된 무함마드 와심(Muhammad Waseem)의 자세한 혐의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와심은 그동안 발로흐에게 SNS에 노출있는 사진과 비디오를 그만 올리라고 요구해왔다. 그는 “동생이 우리 가족의 명예를 더럽혀 참을 수 없었다”고 말한것으로 알려졌다.
발로흐가 최근 SNS에서 이슬람 모독 논란을 빚었던 게 명예 살인의 또 다른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발로흐는 최근 유명 성직자인 머피 콰비(Muffi Qavi)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그녀는 사진과 함께 ‘콰비와 탄산음료, 담배를 즐겼다’는 설명을 달았다.
문제는 그들이 먹고 즐긴 시기가 라마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교인들은 라마단 기간인 한 달 동안 일출에서 일몰까지 매일 의무적으로 단식한다. 발로흐의 주장이 맞다면 성직자인 콰비는 교리인 라마단을 무시한 셈이다.
발로흐의 사진과 문제의 발언은 파키스탄 전체로 번졌다. 정부는 이슬람 역법에 따라 라마단의 시작과 끝을 정하는 공식 협회(moon-sighting committee)에서 콰비를 제명 조치했다.
논란 이후 발로흐는 휴대전화를 통해 위협받고 있다며 파키스탄 내무장관 등에게 신변 보호 요청을 했지만 특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로흐는 평소에도 소신있는 발언으로 유명했다. 그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 (파키스탄) 사회에 좋은 건 하나도 없다. 이 가부장적인 사회는 정말 별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NS에는 그녀를 추모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Jamie Lee Curtis)는 트위터에 “당신의 죽음은 묵인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인생, 아름다운 마음, 용기, 자유는 헛되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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