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가 즐긴 '가지 팩'의 비밀 밝혀졌다…여드름 치료 효과 탁월

피부 미인 양귀비가 즐겨했다는 가지 팩. 1300년 전에는 어떤 근거로 사용했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 연구진이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가지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팀은 가지에서 추출한 ‘루페올’이라는 성분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여드름 환자에서 피지 생성과 염증이 크게 감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피부연구학회지에 게재됐다.

여드름 치료에 쓰이는 레디노이드 도포제는 화끈거리고 타는 듯한 느낌, 바르는 항생제는 항생제 저항성을 유발한다. 또 먹는 레티노이드제는 가임기 여성에 기형아 출산 위험성을 높인다.

이에 연구진은 부작용이 없으면서 효과적인 여드름 치료제 개발을 위해 천연물, 전통 의학에서 답을 찾았다. 여드름에 효과가 알려진 다섯가지 후보 식물(짚신나물, 쥐오줌풀, 석송, 가지, 강황) 가운데 가지가 항지질, 항염, 항균, 독성의 측면에서 가장 효과가 있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가지안에 포함된 항여드름 활성을 가지는 물질을 분리하고 분석한 결과 이 물질은 ‘루페올’로 밝혀졌다.

루페올은 항여드름 물질로서 매력적인 특성이 있다. 물과 친하지 않아 피부 장벽을 잘 투과하며, 변형을 잘 견뎌 화합물을 만드는데 적합하다. 아울러 매우 안전한 물질이란 것이 이전 연구에서 알려졌다.

연구진은 여드름 환자에게 하루에 두 번씩 4주 동안 병변에 2% 루페올을 바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루페올은 피지 생성을 58% 줄였으며, 염증은 64%가 감소했다. 또한, 각질화가 뚜렷하게 줄어들고 세균에 대한 작용과 함께 독성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루페올이 여드름 발생의 4대 인자에 대한 예방적, 치료적 효과를 모두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 교수는 “루페올은 피지 생성, 염증, 각질화 등 여드름의 여러 원인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실히 증명했다”면서 “향후 제품화해 여드름으로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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