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29·FC바르셀로나)가 이집트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축구화를 기증했다가 반발에 휩싸였다. 신발을 더럽고 불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랍 문화 탓이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메시는 최근 이집트 MBC마스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신고 뛴 흰색과 빨간색 무늬의 축구화를 기증했다. 축구화에 경매를 붙여 불우이웃을 돕는 데 보태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이집트에서는 엄청난 반발이 따르고 있다. 이집트의 한 국회의원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집트 수천년 문명의 역사 동안 이런 모욕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라면서 메시를 향해 “축구화로 때려주겠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집트 축구협회 또한 성명을 내고 “이집트 불우이웃들은 메시가 필요 없다”면서 “아르헨티나에도 불우이웃이 많으니 축구화를 가지고 돌아가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이 같은 반발은 문화적 차이에서 온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아랍권 문화에서 신발은 가장 더럽고 불결한 것으로 취급된다고 설명하면서, 아랍어로 신발을 뜻하는 ‘가즈마’는 엄청난 욕설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던 앵커 엘 샤르카위는 곧장 수습에 나섰다. 샤르카위는 “메시는 축구화를 이집트에 기부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며 나 역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서 “말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사람들이 격하게 반응하는 데 대해 놀랐다”고 밝혔다.
이집트 출신 축구스타로 과거 전 국가대표 이영표의 팀 동료이기도 했던 호삼 아메드 미도(33·반슬리FC) 역시 트위터를 통해 메시를 변호했다. 미도는 “작가에게 가장 소중한 게 펜이듯 축구선수에게 가장 소중한 건 축구화다”면서 “억지 주장을 그만뒀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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