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아이들의 꿈이 사라진 한국 교육 정책

입력 : 2016-03-13 15:27/수정 : 2016-06-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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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고] 아이들의 꿈이 사라진 한국 교육 정책 (기고자: 김승현 ‘꿈꾸는 나누미’ 대표)

얼마 전 청소년들이 가장 갖고 싶은 직업 1 순위가 ‘임대업주’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예전 같으면 대통령, 소방관, 의사 같이 방향성이 분명하고 도전적인 일을 택했겠지만, 지금은 ‘안락함’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조사 결과다. 고령화와 함께 진행되는 ‘욕망의 보수화’는 10대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암울한 소식이 있다. 알파고가 연일 이세돌을 이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로봇 혁명으로 인해 우리 인류의 직업 중 50%가 기계로 대체 가능하다는 경고는 여러 기관에서 나왔지만, 그 파급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와 닿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성(碁聖)으로 불리던 인물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추론과 전략적 계산이 로봇에게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보수화와 함께 ‘대체 가능성’이 우리의 어두운 미래로 몰아 닥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고, 기계에 의한 노동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을 하라고. 어떤 학자는 ‘best one’이 아니라 ‘only one’이 되라고 청년 세대들에게 주문하기도 한다.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 리스트를 봤다. 100 여 가지의 직업이 있단다. 1순위는 치과의사, 2순위는 화가, 3순위는 심리 상담사 같은 것들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 일들을 모든 사람들이 할 수는 없다. 치열한 성적 경쟁에서 수위(首位)를 달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동안 우리 사회는 ‘전문직’이 되기 위한 전초전으로 중입·고입·수능 그리고 취업을 이야기해 왔다. 반복과 대체가 불가능한 일을 택하느라 더 어린 시절부터 경쟁 판도에 뛰어 들어야 할 아이들의 운명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에 더해 상당수가 임대업자를 꿈꾸는 현실은 청소년들이 원하는 게 자기 꿈이 아니라 ‘계급 이동’ 또는 상류층으로서의 현상 유지임을 시사한다. 이런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나 싶다.


가장 큰 책임은 교육부와 입법자들에게 있다. 지금 교육 현장과 관련된 법제도들 중 상당수가 교육 과정이나 교육 인프라와 관련된 것들에 치우쳐져 있다. 학생들의 꿈과 관련된 내용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제대로 된 삶의 단기 목표도 제시하지 못한다. 인구 감소와 취업난, 그리고 고령화와 같은 변수들이 동시에 겹치는 ‘악재의 시대’에 아이들이 무작정 대학을 진학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 교육부는 대학 정원과 조직 수를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쉽고 편하게 대학을 가기 위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20대가 되고 나서 대학을 다니기로 선택한 이들에게도 좀처럼 방향성 제시를 못 하고 있다.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융복합 교육 과정을 지원하는 ‘프라임’ 사업과 인문학 특성화와 교양 교육 중점화를 지향하는 ‘코어’ 사업은 서로 다른 목적을 지향하는 대학 지원 프로그램이다. 일설에 의하면 두 사업을 모두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들이 있다고 한다. 소위 ‘큰 돈’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국가 지원을 받지 않는 지방 사립대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플레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게 아이들의 미래와 얼마나 깊게 결부된 일일까. 오히려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정책은 아닐까. 깊게 생각해 볼 일이다. 젊은이에게 꿈이 사라진 나라에서 실험과 혁신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 어느 때보다 교육 당국자들의 강한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

김승현(29) ‘꿈꾸는 나누미’ 대표 프로필

- 연세대학교 졸업
- 前 제19대 국회 국회의원 비서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무위원회)
- 現 '꿈꾸는 나누미' 대표 (교육봉사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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