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주자로 나선 서기호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4년간 국회에서 의정활동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며 운을 뗀 그는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의석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발언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때, 의석에 앉아 있던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소리를 쳤다. 서기호 의원은 “누구시죠? 김기선 의원님?”이라며 눈길을 줬다. 이어 “김기선 의원님께 말한 것 아니다. 일반적인 경우를 말한 거다. 여당 야당 가릴 것 없다”고 설명한 뒤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회의 진행 중 발언자가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의석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면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만약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정식으로 의장께 이의제기를 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법 145조에 대해 설명했다.
▶서기호 사이다 호통 영상
김기선 의원은 또 고함을 쳤다. 그러자 서기호 의원은 “그렇게 발언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는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제 발언을 제지시키려면 그렇게 소리를 질러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법에 따라 하라”고 쏘아붙였다.
두 사람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자 결국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나섰다. 필리버스터 제도에 대해 한참 강연을 한 뒤 “새누리당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할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며 “서로가 너그러운 방향으로 폭넓게 해석해주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8분 남짓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상황이었으나 인터넷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몰고 왔다. 해당 장면을 편집한 영상도 퍼졌다. 인터넷에는 “완전 사이다”라며 속 시원해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서기호 의원 다음으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토론을 시작했다. 김용익, 배재정, 전순옥, 추미애, 정청래, 진선미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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