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정교과서 집필자” 고교 교사 공개뒤 사퇴

한국사를 가르친 지 9개월밖에 되지 않은 고등학교 교사가 중·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선정됐음을 스스로 밝히고 사퇴했다. 정부의 집필진 비공개 방침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대경상업고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김모 교사는 지난 8일 학교 교직원들 앞으로 A4용지 3장 분량의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임을 밝혔다.

그가 보낸 메시지에는 “내년 1월부터 13개월간 역사교과서를 함께 쓰게 됐다. 46명과 합숙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사는 이 학교에서 9년동안 ‘상업’ 관련 과목을 맡다가 올해 1학년 4개 반에서 한국사를 함께 가르쳤다. 이 학교 홈페이지에도 김 교사는 상업 담당 교사로 소개돼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교사는 10일 오후 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며 국사편찬위원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편은 김 교사의 사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 교사의 ‘자격’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국편은 “김 교사는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고대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 교사의 전공 경력을 감안해 집필진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2017년 발행되는 국정 중·고교 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을 현행보다 줄이기로 했다. ‘5·16 군사정변’이라는 표현은 그대로 유지된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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