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필리핀 민다나오 잠보앙가 교민철수 추진

정부는 다음 달부터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되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의 잠보앙가와 주변 섬 지역에 체류하는 우리 교민 20여명에게 철수를 강력 권고키로 했다.

잠보앙가에서는 지난 1월 한국인 홍모(74)씨가 이슬람 반군 아부사야프에 납치돼 10개월간 억류된 끝에 지난달 말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상당히 강력한 철수 권고가 내려지는 것”이라며 “철수를 하든지 안전 대책을 갖춰 여권 사용(체류) 허가를 받을 것을 현지 공관을 통해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안전대책 마련 등 체류 허가를 받는 데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일정한 유예 기간도 부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보앙가와 주변 섬(술루 군도·바실란·타위타위 군도)에는 현재 우리 교민 20여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는 12월 1일부터 우리 국민의 방문·체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부는 이미 이 지역에 즉시 대피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으나, 법적 조치인 여행금지가 내려지면서 철수 권고도 더욱 강제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

기존 여행금지국인 시리아나 리비아, 예멘처럼 내전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인의 피랍 및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치안이 심각하게 취약한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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