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이 올해 가장 섬뜩했던 순간

울리 슈틸리케(61·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해를 16승3무1패 44득점4실점으로 마쳤다. 승률 80%에 경기당 2.2득점 0.2실점을 기록했다. 승수는 대표팀의 연간 최다승(18승·1975년 1978년)을 2승차로 다가선 단독 2위에 해당한다. 경기당 실점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209개 회원국들 중 가장 적었다. 단 1승도 없이 졸전한 2014 브라질월드컵 때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반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여전히 ‘실학 축구’를 집대성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등골이 서늘했던 순간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6차전 원정경기(5대 0 승)로 올해 모든 A매치 일정을 마감하고 18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2015 호주아시안컵 8강전을 가장 힘들었던 경기로 지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을 2대 0으로 이긴 아시안컵 8강전이 가장 힘들었다”며 “우즈베키스탄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2~3차례 날렸다. 기회를 모두 살렸으면 우리는 8강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표팀의 올해 향방은 전혀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1차전부터 4강전까지 5전 전승을 질주하고 결승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겼던 개최국 호주에 1대 2로 지면서 준우승했다. 한국의 올해 유일한 패배였다. 27년 만에 결승으로 진출하면서 21세기 들어 아시안컵 최고 성적을 냈다.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손쉽게 풀었던 경기는 2015 중국 우한 동아시안컵 1차전이었다. 한국은 개최국 중국을 2대 0으로 제압했다. 일본과 1대 1, 북한과 0대 0으로 비기면서 최종 전적 1승2무로 우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한 경기를 (잘했다고)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대표팀 선수들 모두가 전술적으로 역할을 잘 소화했다”며 “공격과 수비에서 가장 잘 풀린 경기는 동아시안컵 중국전”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성적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럽다. 기록만 봐도 20경기에서 1패밖에 없다. 무실점 경기는 17차례, 승리는 16차례다. 어느 하나 흠잡을 수 없는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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