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보잉 항공기 운항 중단 위기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의 러시아 에어버스 여객기 추락 사고가 러시아 내 보잉 항공기 운항 중단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 항공기 운항 관리 기구인 국가간항공위원회(MAK)가 5일(현지시간) 모든 러시아 항공사들이 보유한 보잉 737 클래식과 NG 기종의 운항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보잉 737 기종은 러시아 주요 항공사들이 보유한 주력 여객기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MAK은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연방항공청이 1년 이상 미국 항공당국에 보잉 737 여객기의 비행고도조정장치 문제점 해결을 요구해 왔지만 지금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와 미국 항공당국이 러시아 내 보잉기의 안전에 대한 통보를 해올 때까지 운항 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잉 737 클래식 기종에는 보잉 300, 400, 500 시리즈가, 보잉 737 NG(Next Generation) 기종에는 보잉 600, 700, 800, 900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 최대 국영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는 12대의 보잉 737 기종을 보유하고 있고, 또다른 대형 항공사 S7은 13대, S7 산하 ‘글로부스’ 항공사는 13대, 유테이르 항공사는 50대를 갖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 항공사들의 주력 기종인 보잉 737 여객기에 대한 운항 금지 조치가 실제로 시행되면 대규모 항공 운항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아직 보잉기에 대한 운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MAK이 그러한 조치를 취할 권한이 없으며 러시아 항공당국만이 그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6일 자체 회의를 열어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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