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배낭 기술 없다” 국정원 “北, 4차 핵실험 준비중”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실험 시기가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영변 원자로 가동을 휴민트(인적정보)와 테킨트(기술정보)로 지속적으로 관찰하는데, 당장은 아니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무기들도 성능이 우수하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특히 '핵 배낭'에 대해서는 "핵 배낭 소형화 기술은 없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이 상당 부분 축적돼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핵 배낭 기술은 아직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즈음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밝히고도 이를 실행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는 "중국이 반대하고 국제사회가 압력을 넣었고, 기술적 준비도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어 북한의 외국 주재관 가운데 올해 들어서 10월까지 20명이 귀순, 지난해 18명, 재작년 8명과 비교해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현재 국내에 입국한 귀순자 중에서는 상당한 엘리트급 탈북자가 포함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철우 의원은 "이 엘리트급 탈북자는 황장엽급은 아니지만 상당한 급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최근 군사분계선(DMZ) 지뢰 폭발 도발과 관련, '지뢰 폭발은 청와대에서 날조한 것으로 여론을 만들라'는 내용이 담긴 북한 225국(대외 공작기관)의 선동 지령문도 여야 정보위원들에게 공개했다.

이밖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최근 주변에 "아버지(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가 돌아가시기 전에 지도자 생활이 얼마나 힘들지 알게 될 것이라고 내게 얘기했는데, 이제 아버지 말씀이 이해된다"고 얘기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는 현재 수도 평양에서 지병을 치료하며 칩거 중이고,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의 목 뒤에 혹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혹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보고했다.

한편 신 의원은 별도 브리핑에서 정치 개입 댓글 혐의로 기소된 아이디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임을 재확인했으며, 대북심리전단에서 대공수사국으로 소속 부서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지난달 초 감찰실 인사에서 감찰실장은 유임됐지만, 실장 산하의 처장 세 명이 동시에 교체됐다고 전하면서 "국정원 개원 이후 이런 인사가 없었던 만큼, (해킹의혹과 관련됐던) 임모 과장의 자살과 관계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야와 국정원은 이날 국정원의 휴대전화 해킹 의혹과 관련, 21일 예정된 국정원 현장 방문 조사 과정에서 감청장비 로그 파일의 열람을 일반 전문가에게 허용할지를 놓고 계속 이견을 보였다.

새정치연합은 전문가의 로그파일 열람 요구가 이날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현장 검증 불참 방침을 재확인했고, 새누리당도 단독 검증은 안 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21일 국정원 현장 검증조사는 무산됐다.

새정치연합은 또 이날 국정원 해킹과 관련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국정원은 기밀임을 이유로 거부하자, 국감이 거의 끝날 무렵 먼저 퇴장하면서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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