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야구 좀 깨끗하게 하자”… 오재원 저격?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이 “야구 좀 깨끗하게 하자”며 두산 베어스를 겨냥했다. 8회초 ‘길막’(길 막기) 수비로 벤치클리어링을 촉발한 두산의 주장 오재원에게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발언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에 2대 3으로 분패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두산이 자꾸 자극한다. 우리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건창이를 비롯해 야구 좀 깨끗하게 하고 싶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넥센은 2대 3으로 뒤진 8회초 무사 주자 1·2루의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그라운드에서 발생한 여러 해프닝으로 역전하지 못했다. 서건창이 번트를 대고 1루로 진입할 때 오재원은 오른발로 1루 베이스를 밟고 포구했다. 서건창은 아웃됐다.

서건창은 심판에게 항의했다. 오재원이 위협적인 동작을 취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건창의 항의는 오재원과의 언쟁으로 이어졌다. 두 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모두 나와 서건창과 오재원을 말렸다. 벤치클리어링이었다. 선수들은 심각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 벤치클리어링을 마무리했다.

[영상보기] 넥센 서건창의 1루 진입 때 두산 오재원의 포구 동작


벤치클리어링만이 아니었다. 8회초 수비였던 두산이 외야 쪽 조명을 꺼달라고 요구한 점도 넥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염 감독은 “외야 라이트를 켜고 끄는 것은 공격 쪽에 우선권이 있다고 당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수비에 방해된다고 해서…(껐다)”라며 8회초 벌어진 여러 상황들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염 감독은 8회초를 승부처로 봤다. 여러 불편한 상황들도 있었지만 넥센 선수들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도 패인이라고 염 감독은 지적했다. 염 감독은 “(이)택근이가 다음 타석에서 (박)병호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3볼에서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아쉽다”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고 한 것 같다. 3차전부터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수들도 더 공격적인 패턴으로 투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타격이 좋은 팀이다. 1~2차전에서 타격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아 굉장히 어렵게 하고 있다”며 “목동(홈구장)에서 넥센다운 야구로 반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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