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밤 중국 후난성 헝양시 난화(南華)대학교의 한 강당에 5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모두 이 대학 토목공학 계열 2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이 강당에 줄지어 선 이유는 다름 아닌 제비뽑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계열별로 입학한 학생들은 3학년부터는 전공을 정하게 돼 있다. 토목공학계열에는 건축공학, 도로·교량, 건축환경, 에너지응용 등 7개의 전공이 있다. 하지만 인기와 비인기 전공이 갈려 한쪽으로 몰리면서 결국 제비뽑기로 전공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대학생들이 복권도 아니고 뽑기로 전공을 선택한다는 소식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한 네티진은 소후닷컴에 “학생들은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대학은 전공 사이에 균형을 맞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선택 기회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대학이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작가 쓰한한은 광명망에 “무책임한 방법으로 전공을 정할 게 아니라 불필요한 전공을 조정하든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에 대한 적절한 지도를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대학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난화대 선전부의 한 책임인사는 신화통신에 “해당 전공의 발전과 취업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자유롭게 선택하게 한다면 정원에 꽉 차는 전공이 있는 반면 파리만 날리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지난 5월22일 전공 선발 방식과 관련해 초안을 발표했고 학생과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확정된 선발 방식에 따르면 2학년까지의 성적에 의해 상위 30%까지는 자유의사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게 하고 나머지는 제비뽑기로 전공을 정하도록 했다. 원하는 전공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된 학생은 학생들끼리 전공을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한 학생은 “사적으로 전공을 교환하는 방식은 인간관계나 조건이 좋은 학생들이 음성적으로 전공을 살 수 있는 제도”라고 우려했다.
제비뽑기 전공 분배는 중국 대학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중국 대학이 전공별 신입생 모집에서 계열별 모집으로 바꾼 것은 “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2년 동안 기초 교육을 통해 전공 선택의 기회와 폭을 넓혀주고 ‘한번 시험으로 평생의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에서 탈피해보자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취업에 유리한 전공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 되면서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켰다. 성적순으로 전공 선택권을 주면서 2학년을 마친 뒤 다시 시험을 보고 대학을 옮기는 경우도 경우도 많다. 난화대학 한 교수는 “대학 학교의 인기 정도는 항상 바뀐다”면서 “비인기 전공이 몇 년 뒤에는 인기 전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지 못한다면 산업발전에 상당히 불리하다”고 경고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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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생들은 왜 제비뽑기로 전공을 선택할수밖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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