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가 실리콘밸리서 유독 두각 나타내는 이유는?

인도 출신들이 잇따라 미국 IT업계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 출신 순다르 피차이(43)를 CEO로 선임했다.

2010년에는 펩시코가 여성 CEO로 인드라 누이(60)를,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티아 나델라(47)를 CEO로 각각 발탁했다.

인도 출신 영재들의 성공 신화 배경에는 인도 특유의 향학열, 겸손이라는 가치 숭배, 가족 결속력, 입신양명에 대한 존경심 등이 혼재돼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는 12억명을 웃도는 과다한 인구 속에서 부패한 정부, 환경오염과 교통난 등 열악한 조건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개인의 경쟁력과 창의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인도 영재들은 어려서부터 협력과 팀워크, 리더십 등을 실생활에서 터득하고 있다.

인도 출신으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를 지냈던 비노드 코슬라(60)는 인도 출신 영재들의 성공 비결로 향학열과 과학기술적 재능을 꼽았다.

그는 “IT 생태계에서는 교육과 과학기술 능력이 주요 열쇠”라며 “인도는 매우 부족한 자원 속에서 향학열과 창업가적 소양, 직업윤리 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일선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에 익숙한 환경도 인도 출신 영재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다.

또 겸손과 타인을 존중하는 문화도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조직 내에서 소통을 주도함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벤처 투자가인 벤크테시 슈클라는 “인도 출신 CEO들은 언제든 직원들의 조언을 경청하는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의사결정을 할 때도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인의 성공이 집안을 일으킨다’는 가족주의적 성향과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출세지향주의도 인도 출신들에게 볼 수 있는 보편적 특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인도계 미국인들이 IT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인도계 미국인 8만9000여명이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IT산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 인도계 출신의 인구 비중은 6%에 불과한 반면, 16%가 스타트업(창업) 등 첨단 IT분야에 진출해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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