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개선 돌파구가 이젠 없다” 이희호 여사 카드 마저 소진

Է:2015-08-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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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개선 돌파구가 이젠 없다”  이희호 여사 카드 마저 소진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던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면담 불발로 빛이 바랬다.

6·15 남북 공동행사에 이어 8·15 공동행사도 사실상 무산되고, 지난달 열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오는 10월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북한이 불참하기로 하면서 이 여사의 방북은 민간차원이지만 남북관 관계개선의 마지막 소재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북한측의 무성의로 무위로 끝나면서 이제 남북간 관계 개선을 위한 재료는 소진됐고, 앞으로 남북 관계가 당분간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여사가 지난 5일 18명의 방북단과 함께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향할 때만 해도 북한 문제 전문가 상당수는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 성사를 점쳤다.

애초 이 여사의 방북 자체가 그의 초청으로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2월말 이 여사에게 친서를 보내 "다음해 좋은 계절에 꼭 평양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라"고 초청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3박 4일간의 방북 기간 이 여사를 맞이한 북측 최고인사는 노동당 부부장급인 맹경일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었고, 대남관련 부서 책임자인 김양건 당비서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각에선 김 제1위원장이 면담 대신 친서를 통해 이 여사에게 방북에 대한 사의를 표명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못했다.

북측의 이런 태도는 이 여사의 방북을 '개인 자격' 차원으로 한정해 의미를 축소한 정부에 대한 불만과, 인도주의적 지원 성격이 강한 방북단 구성에 대한 거부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이 여사의 방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소재가 사실상 모두 사라진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관계 개선이 난망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남은 카드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 하나 정도인데, 현재 분위기라면 북에 대한 훈계 외에 특별한 내용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 흐름상 올해 안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도 특별한 진전을 이뤄낼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면서 "추석 전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문제 등에서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측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 10일께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이른바 '10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8·15 경축사에서 긍정적이고 새로운 제안이 나오지 않으면 남북관계 개선은 힘들다"며 "이후 남측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북측은 10월 당창건일을 맞게 된다. 내년에도 한국과 미국 선거가 있어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0월 당창건일 전후 북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 북한이 도발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아직 김정은 체제의 내부 결속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10월 대륙간탄도탄(ICBM) 발사 가능성도 있고, 남북 당국이 이대로 간다면 박근혜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내다봤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 접촉이 이뤄지지 못했고, 북중 접촉도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점 등도 위기설에 무게를 더한다.

국제기구국 부국장으로 알려진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 6일 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세계무역센터(PWTC)의 미디어센터 내 기자회견장에서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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