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유럽 기술직 노동자 ‘경제 소강국’ 스위스로

Է:2015-08-07 19:11
:2015-09-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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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프랑의 구매력 때문에 국외 노동자 급격히 유입...1960년대 이후 최대 규모

장기 불황에 유럽 기술직 노동자 ‘경제 소강국’ 스위스로
스위스로 유럽의 기술직 노동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스위스 SBC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에서 버는 것보다 세 배는 더 번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해온 프랑스 청년 세바스티앙(20)은 정규직 취업에 성공했다. 전기제품 판매보조 자리를 얻은 그는 “프랑스에서도 취업면접은 봤다. 하지만 제네바에서 있는 게 삶의 질에서나 소득에서나 훨씬 낫다”며 “일은 좀 더 오래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만족해했다.

스위스 국립일간지 ‘스위스인포’는 3일 스위스경제사무국(SECO)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스위스 프랑의 구매력 때문에 국외 노동자들이 급격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수도 제네바에만 8300명의 이주민들이 들어왔다. 이는 1960년대 이후 최대 규모로, 이들 중 대부분은 근로 목적으로 유입됐다.

보고서는 이웃국가에서 특히나 유입이 많다고 밝혔다. 스위스 국경 근처인 제네바와 바젤에서는 노동자 중 5분의 1가량을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어를 쓰는 티시노에서는 4분의 1에 이른다.

스위스 법무부 소속 이주사무국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2015년 상반기에만 3만8000여명의 영구거주 희망자가 생겼다. 6월말 통계에서 전체 인구에서도 전체 820만 중 200만명이 외국인이다. 이들의 출신지는 이탈리아,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코소보 순으로 나타났다.

영구 거주하는 외국인 중 68% 가량은 유럽연합(EU), 스위스와 자유무역협정 체결 관계인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등지에서 왔다. 1월과 6월에는 7만6000명의 유럽 인구가 단기 거주 허가 등을 받아 스위스로 일하러 왔다.

지난해 스위스의 이민자 수는 7만3000명이다. 이들 중 주를 이루는 것은 유럽 국가들의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갈 곳을 잃은 기술직 노동자다. 이중 가장 증가 수치가 높은 것은 제네바다. 제네바로 들어온 지난해 8334명의 영구거주민 중 21%가 프랑스에서, 9%가 포르투갈, 8%가 이탈리아에서 왔고 스페인과 영국이 뒤를 이었다. 거주 허가를 받은 이들 중 60% 이상은 EU국가 내지는 자유무역협정 대상국에서 온 노동자다.

최근 몇 년간 스위스 경제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내 왔다. 노동시장도 안정적이다. 스위스 프랑이 오르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불황 조짐이 없다.

이주민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는 스위스 프랑 강세와 노동 시장이 꼽힌다. 제네바 주의 실업은 5.4%로 다른 지역 평균인 3.4%에 비해 높지만 EU 평균인 9.7% 보다 현격하게 낮다.

외국인 이주자들이 많아지자 원래 살던 스위스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임금 수준하락이나 야간근로 증가에 대한 우려와 집값, 교통, 기반시설 등의 비용 상승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2월9일 스위스 국민들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 제한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찬성을 결정했다.

하지만 정작 인구 증가의 원인은 다른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노바주 인구이민청의 베르나르 거트는 “새로운 이주민 증가보다도 인구 증가에 더 영향을 준 건 지난해 제네바주를 떠난 사람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프 워너 제노바대 인구통계학 교수 역시 “국민투표에서 드러난 건 사람들이 예전처럼 이웃국가인 프랑스로 이주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면서 “다른 곳으로 떠난 사이 법안 등에 무슨 변화라도 일어날까 겁에 질렸기 때문에 쉽사리 이주하지 않는다”고 봤다. 2017년 해당 법안 시행을 앞두고 스위스로 이주계획을 세운 이들의 유입이 오히려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너 교수는 “독일과 프랑스도 1974~75년 기름값파동 당시 국경을 닫으려 했지만 결국 불법이민자가 느는 걸 막지 못했다”면서 “스위스 정치인들이 그런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겠는가”하고 예측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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