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족집게’라고 해야 할 판이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또 한 번 탁월한 선수 기용의 묘를 선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평가전에서 과감한 선수 기용으로 3대 0 완승을 거뒀다. 처음으로 대표팀에 부른 염기훈(수원 삼성)은 전반 44분 프리킥 결승골을 넣었으며, A매치에 데뷔시킨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는 후반 14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어 애제자 이정협(상주 상무)은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꽂았다.
이번 대표팀에서 두 명의 스트라이커는 모두 2부 리그에서 뛰는 이용재와 이정협이다. 단지 이름값만 보고 뽑은 자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명성이 아니라 실력을 보고 선수를 선발했다. “아무리 이름값이 높은 선수라도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하지 못하면 발탁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는 홍명보 전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 준 선수 선발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당시 홍 감독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전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박주영(FC 서울)을 뽑아 조별리그 1, 2차전에 선발 출전시켰다. 그 결과 박주영은 2경기에서 겨우 1개의 슈팅만 날렸다.
슈틸리케 감독이 깜짝 발탁한 선수들이 UAE전에서 맹활약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평소 부지런히 K리그와 J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을 점검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기량이 절정에 오른 선수들을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처음 발탁한 이정협이 2015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성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부 리그에서 뛰더라도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태극마크를 달 수 있고, 명문구단에서 뛰더라도 벤치로 밀리면 태극마크를 반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족집게’가 아니라 노련한 ‘승부사’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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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탁할 때마다 빵! 빵!… 이름값 안 따지는 슈틸리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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