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학생에서 축구선수로, 꿈을 꾸는 아마추어 선수에서 그리고 그리던 프로 축구선수로. 이제 나와 같은 아이들의 멘토이자 꿈과 희망을 전도하는 사람으로.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일들이 실행되는구나. 내가 너희들의 꿈과 희망이 되어 줄게.”
지난 1일 축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이 2011년 12월 19일 다문화초등교육기관인 지구촌학교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 이틀 전 자신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흑인 미군 병사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강수일은 불량학생에서 프로 축구선수로 변신했으며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그는 11일 오후 6시 20분(한국시간)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근교에 위치한 샤 알람에서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 출전해 다문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다문화 가정 출신 선수가 태극마크를 단 것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한 장대일(40·은퇴)에 이어 두 번째다.
어린 시절 ‘마이콜(만화 둘리에 나오는 혼혈 가수 지망생)’로 불린 강수일은 남들이 쳐다보기만 해도 주먹을 휘둘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자신을 놀린 아이와 싸움을 하기 위해 한 학교를 찾아갔다. 그런데 그 학교 축구팀 선수들이 감독에게 “수일이가 달리기를 잘한다”고 소개한 것이 계기가 돼 축구에 입문하게 됐다.
강수일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을 찼다. 어머니는 공공근로를 하고 양로원에서 일하며 외아들을 뒷바라지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강수일은 상지대 1학년을 다니다 2007년 번외지명(연습생 신분)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합류했다. 프로 2군리그인 R리그에서 2008년 4골 6도움을 기록해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강수일은 그해 10월 1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공격수 강수일에겐 골 결정력 부족이란 딱지표가 붙었다. 2011~2013년까지 제주에서 뛰며 85경기 출장에 8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2014년 포항 스틸러스로 1년간 임대돼 황선홍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지난 시즌 6골 3도움을 올렸으며 이번 시즌엔 제주로 복귀해 5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겨울 대표팀의 제주 전지훈련에 참여했으나 최종 명단에 들진 못했다. 절망하지 않은 그는 다음을 기다렸고,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인천 전·현직 동료들과 ‘아미띠에(Amitie·프랑스어로 우정이란 뜻)’란 봉사단체를 만들어 자선경기를 열면서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강수일. 그는 지난해 7월 K리그 올스타전에서 유니폼을 들어올려 티셔츠를 공개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거기엔 ‘다(같이 사는 사회), 문(화가 있는 사회), 화(합하는 우리들), 우리는 하나입니다’라는 삼행시가 적혀 있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편견 없는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자.” ‘다문화 태극전사’ 강수일의 인생 모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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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콜’ 별명에 싸운 불량학생, 지금은 태극전사… 강수일 “내가 너희의 꿈이 되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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