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참여 여부는 신중하게 생각해서 판단하겠다.”
제프 블라터(79·스위스) FIFA 회장이 부패 스캔들로 사임을 선언한 가운데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FIFA 명예부회장)이 FIFA 회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정 명예회장은 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게 차기 회장에 출마할 것이냐고 물어 보는 사람 많다”며 “국제 축구계 인사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건 현실적인 문제다”고 말했다.
“출마 가능성이 51%인지 49%인지는 조만간 이야기하겠다”며 애매한 말을 한 정 명예회장은 기자회견 내내 블라터 회장의 잘못된 행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개혁 대상인 인물(블라터)이 개혁을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블라터 회장은 업무를 하면 안 된다. 제롬 발케 사무총장도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FIFA의 요직은 블라터 회장과 가까운 인물로 채워졌다. 블라터를 중심으로 한 폐쇄적인 운영이 부패의 원인이다. 블라터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출마를 자제하는 것이 순리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이 출마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지지 기반이 약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FIFA 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209개 회원국 대표자로부터 3분의 2 이상 표를 얻어야 한다. 1차 투표가 부결되면 2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야 한다. 최근 4년간 국제 축구 무대에서 활동을 하지 않은 정 명예회장은 이르면 12월에 열리는 임시총회까지 득표 활동에 나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무주공산이 된 FIFA 수장직을 놓고 대권 주자들은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가장 먼저 손꼽히는 인사는 미셸 플라티니(60)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다. 그는 이번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포기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 UEFA를 이끌고 있는 플라티니 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FIFA 개혁을 부르짖으며 블라터 전 회장의 대항마로 자기 입지를 착실히 다져왔다. 이번 FIFA 회장 선거에서 UEFA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며 블라터 회장과 맞섰지만 패퇴한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도 다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블라터가 그토록 집착했던 FIFA 수장직은 돈과 명예, 권력을 동시에 쥘 수 있는 ‘축구 대통령’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축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종목인 만큼 FIFA 회원국 수는 유엔가입국(193개국)보다 많다. 당연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FIFA 회장은 외국 방문시 국가원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김태현 모규엽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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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FIFA 대권 도전의 대항마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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