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 와! 넘어갔다!”… 이승엽 400호 아치 그리자 관중석 일제히 벌떡

Է:2015-06-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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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와! 넘어갔다!”… 이승엽 400호 아치 그리자 관중석 일제히 벌떡
3회말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두 번째 타석에 섰다. 내·외야석에 앉아 있던 팬들이 일어섰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구승민의 손을 떠난 공이 이승엽의 방망이에 정확하게 걸린 뒤 외야로 쭉 뻗어나갔다. 이승엽도, 관중들도 모두 숨을 죽인 채 공의 궤적을 따라갔다. 공은 그대로 우측 담장으로 넘어갔다. 순간 경북 포항구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고 축포 400발이 터졌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첫 400홈런을 뽑아냈다.

모든 상황이 이승엽의 400홈런을 만들도록 흘러갔다. 좌타자인 이승엽을 위해 바람도 우측 외야 쪽으로 불었다. 전날과 달리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은 주자가 없었다. 전날 이승엽은 세 타석에서 만루를 맞았다. 점수차가 크지 않아 팀을 위해 한 점이라도 만들어야 했다. 이승엽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은 이승엽이 첫 타석에 나서기 직전 박석민은 싹쓸이 쓰리런 홈런으로 부담을 덜어줬다. 두 번째 타석 땐 팀이 5-0으로 앞서 있었다. 2사에 주자도 없었다. 첫 번째 공을 거른 이승엽은 140㎞짜리 직구를 잡아당겼고 공은 우측 외야석 뒤로 넘어갔다. 타구가 향한 오른쪽 잔디 외야석은 타구를 쫓는 관중의 쏠림으로 물결이 형성됐다. 공은 관중의 손을 맞고 구장 밖으로 나갔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아내 이송정씨와 자녀, 아버지 이춘광씨도 관중석에서 영광의 순간을 지켜봤다. 아버지는 눈물을 훔쳤다.

3회말이 종료된 직후 전광판에 신기록 수립을 축하하는 ‘400’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찍힌 가운데 꽃다발 증정식이 열렸다. 김인 사장과 류중일 감독, 주장 박석민과 원정팀 주장인 최준석이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관중석은 ‘이승엽’을 연호했고 이승엽은 모자를 벗어 환호에 답했다. 이승엽은 “김 사장께서 ‘뛰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일본에서 은퇴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불러줬다”면서 “그라운드에 있는 것 자체로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홈런볼을 잡은 주인공은 충남 천안에서 경기장을 찾은 직장인 김재명(43)씨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 전 이승엽이 타석 때 사용할 공에 특별한 표시를 했다. 김씨가 주운 홈런볼에는 인쇄된 ‘KBO’의 ‘O’에 검정색 싸인펜으로 찍은 점이 있었다. 김씨는 “야구팬으로서 야구의 기록인 이 공을 기증하고 싶다”며 “아내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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