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정일 100배 능가하는 살인자”北, 김정은 규탄 낙서범 색출 총력전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필적 감정에 나섰다고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2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김정은 규탄 낙서·삐라(전단)가 북한 전국에서 잇따라 발견되자 취해진 것이라고 RFA는 전했다.

북한의 한 소식통은 “지난 1월부터 평양시 주민들에 대한 필적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조사대상은 초급 중학교 학생부터 70세 이상 노인까지 모든 주민”이라고 RFA에 말했다. 조사 범위도 점차 넓어져 평성·남포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이 같은 행각을 벌이는 이유는, 최근 평양에서 김정은 정권을 비난하는 낙서와 삐라 수십 건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김일성종합대학 근처에서 발견된 한 삐라에는 “김정은은 제 아버지를 100배 능가하는 살인자”라고 규탄한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황해북도 소식통은 “2월 사리원시의 한 구역당위원회 벽면에 쓰여진 “미군 환영한다, 너희는 나가라”는 구호가 발견돼 일대가 발칵 뒤집혔다”며 “구호 속 ‘너희’는 김정은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인 색출을 위해 북한 당국은 낙서 근처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주변을 철저히 감시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북한 주민들이 지난 3년간 이어진 잔혹 정치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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