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 파퀴아오?… 세기의 대결, 전문가 예상은?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8체급 석권 신화’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3일 낮 12시(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경기 대전료만 무려 2700억원(2억5000만 달러)이다. 1초에 1억 원짜리 주먹이 오간다. 입장권은 판매 개시된 뒤 단 60초 만에 매진됐다. 암표 가격은 2억7000만원(2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제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피할 수 없는 사각의 링에서 자신의 전설을 이어가기 위해 상대를 쓰러트려야 한다.

◇창과 방패의 대결=두 전설은 전혀 다른 스타일로 승부를 펼친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파퀴아오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다. 저돌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인 뒤 빛과 같은 속도로 연타를 내지르며 상대를 쓰러트린다. 2010년 조슈아 클로티(39·가나)와의 경기에선 12라운드 동안 무려 1231번의 펀치를 날렸다.

이에 반해 메이웨더는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링을 넓게 쓰면서 상대 펀치를 피한 뒤 틈이 생길 때 주먹을 던져 점수를 쌓는다. 특히 상대 펀치를 어깨로 막거나 튕겨내는 ‘숄더롤’은 예술의 경지다.

성장 과정도 정반대다. 필리핀의 작은 섬 민디나오 빈민가에서 태어난 파퀴아오는 12살에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다 단돈 2달러를 벌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1998년 세계권투평의회(WBC) 플라이급 타이틀을 따낸 다음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레디 로치 코치의 조련을 받으며 속사포 펀치로 강자들을 연이어 때려 눕혔다.

메이웨더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아버지 플로이드 메이웨더 시니어는 전설적인 복서 슈거레이 레너드와도 싸웠던 수준급 복서였다. 삼촌인 제프와 로저 메이웨더도 역시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을 지냈다. 이들은 저마다 노하우를 전수하며 메이웨더를 무패 복서로 키웠다.

◇실력은 메이웨더, 인성은 파퀴아오=전문가들의 예상은 대체적으로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한다. 파퀴아오의 연타가 메이웨더의 숄더롤 앞에서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49·미국)은 “메이웨더는 치고 빠지는 전술에 능하다”며 “그 전술을 잘 구사하면 파퀴아오를 쓰러뜨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 도박사들도 메이웨더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여러 베팅 업체의 현황을 정리해 보여주는 사이트 ‘오즈체커’는 경기 베팅을 벌인 13개 업체 전부가 파퀴아오의 승리에 더 높은 배당금을 매겼다. 반면 왕년의 헤비급 챔피언 조지 포먼(66·미국)은 “메이웨더에겐 KO 펀치가 없다. 파퀴아오가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인성과 매너 면에선 파퀴아오가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퀴아오는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2013년 필리핀이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을 당시 대전료 1800만 달러(190억원) 전액을 이재민을 위해 기부했다.

메이웨더는 거만한 성격에 망나니 같은 모습으로 수많은 질타를 받아왔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돈다발을 들고 찍은 사진을 수차례 올리는 등 ‘돈 자랑’을 하는 기행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73·미국)에 대해 “내가 그보다 더 위대하다”는 오만방자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이런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메이웨더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카 시어터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파퀴아오를 치켜세웠다. 그는 “파퀴아오는 좋은 파이터를 넘어 위대한 파이터라고 생각한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선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퀴아오가 “메이웨더는 생애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도발하자 곧바로 “나는 이제 링에 올라가서 최상의 경기력만 보여주면 된다. 어떠한 압박감도 느끼지 않는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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