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조수혁(28). 그는 무명이었고, 늘 2인자였다. 무려 7년 동안 벤치를 지켰다. 경기 경력은 너무 초라해 남에게 보여 주기 부끄러울 정도다. 그러나 그는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고,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했다. 이번 시즌 마침내 그에게 기회가 왔고,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수혁은 2008년 FC 서울에 입단한 후 지난해까지 K리그 경기에 단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다. 2008년과 2011년 리그컵대회에서 3경기에 나선 게 출전 기록의 전부다. 서울에서는 김병지와 김용대에게 밀렸고, 2013년 인천으로 이적한 뒤엔 권정혁과 유현의 벽에 막혔다.
조수혁은 지난겨울 결혼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그는 새롭게 각오를 다졌지만 팀 내 입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시즌 초반까지 그는 여전히 벤치 멤버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인천의 주전 골키퍼 유현이 지난 12일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경기 막판 부상을 당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지난 시점에서 조수혁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K리그 무대에 올랐다.
얼떨결에 K리그에 데뷔한 조수혁은 이후 K리그 3경기, FA컵 1경기에 연속 선발 출전해 2실점으로 선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FA컵 32강 부천 FC와의 홈경기에서 멋진 선방을 펼치며 팀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은 이날 김도훈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첫 승을 거뒀고,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15경기 무승 사슬을 끊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조수혁이 아니었으면 골 먹었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조수혁은 어린 시절 대형 골키퍼가 될 꿈나무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김진현의 라이벌이었던 조수혁은 2007년 20세 이하 대표로 월드컵에 참가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선정한 ‘아시아축구 미래의 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유현이 복귀하면 조수혁은 다시 벤치로 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수혁은 또 준비할 것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K리그]인천 골키퍼 조수혁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