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폭동이 이틀째 접어들면서 시내 곳곳은 전쟁터로 변했다. 폭력 시위 혐의로 240여명이 연행된 가운데 한인 상점 20여곳도 피해를 입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감돌고 있다. 백인경찰과 흑인 주민들 간의 오랜 긴장관계와 더불어 이 지역의 뿌리 깊은 빈곤 문제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볼티모어 경찰에 따르면 시당국의 야간통행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전날부터 계속된 시위로 차량 140대가 불타고 경찰 20명이 부상당했으며 폭력 시위 등 불법행위로 235명이 체포됐다. 통행금지령을 위반한 혐의로도 10여명이 추가로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한인 상점 일부가 피해를 입고 한인 여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영사관 측은 교민들이 소요발생 이전에 업소 문을 닫고 철수해 피해가 크지는 않지만 피해 상황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밤사이 메릴랜드주 방위군 수천명과 경찰이 투입돼 약탈과 폭력을 진압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면서 사태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레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볼티모어시에서 간밤에 일어난 일은 (내일) 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며 “주방위군이 거리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압도적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사태 해결을 확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방화와 약탈에 대해 “범죄자들이자 폭도”라며 가담자들을 비난했다. 또 “내 마음은 어젯밤 부상한 경찰들에 가있다. 어제 우리가 목격한 폭력은 변명의 여지없이 비생산적인 약탈이었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가 폭동으로 연결됐고 발생시기가 4월 29일 전후로 유사하다는 ‘평행이론’에 대한 불안감으로 ‘제2의 LA폭동’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LA 경찰은 볼티모어 폭동에 편승해 동조시위를 벌이던 과격 시위대 6명을 검거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경찰의 과잉 구금에 희생된 프레디 그레이(25)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가난과 인종차별에 찌든 흑인 주민들과 백인이 다수인 경찰간 오랜 긴장이 갈등의 진원이라는 지적이다. 그레이가 살았던 볼티모어 서부 샌드타운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흑인들이다. 대부분 백인들로 구성된 경찰과 흑인 주민들은 오랫동안 긴장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 주 감옥에 갇힌 수감자의 절반 이상이 이 곳 샌드타운 출신이라는 분석결과도 이 지역의 척박함을 보여준다. 그레이 역시 마약중독인 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이 곳을 탈출하고 싶었으나 제대로 된 직업 한번 가지지 못했다고 그의 여자친구인 앤젤라 가드너(22)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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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폭동, 제2의 LA폭동 될까 우려… 한인업소 20여곳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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