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돼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버려진 아이

어린 소년이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인사이트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중국 쓰촨성의 한 마을에 살던 루오 쿤 쿤(8)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쿤 쿤은 5세 된 해에 HIV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HIV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HIV 양성 반응 환자는 에이즈로 발병하기 전까지는 일반인들과 함께 생활해도 무방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염성이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쿤 쿤은 학교 입학을 거부당했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늘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감염을 우려한 주민들은 불안이 극에 달해 결국 '다수의 건강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며 만장일치로 쿤 쿤의 격리 조치 청원서에 서명해 당국에 제출했다.

쿤 쿤의 할아버지도 손자를 마을 밖으로 내쫓는데 찬성해 어린 쿤 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이 사연을 접한 중국 산시성 린펀에 있는 빨간 리본 학교의 한 관계자는 쿤 쿤을 보살피겠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학교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HIV에 감염된 어린아이들에도 다닐 수 있는 학교다.

학교장 구오 샤오핑은 "쿤 쿤에게는 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과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의 입학을 허락했다.

샤오핑에 따르면 처음에는 내성적인 모습을 보이던 쿤 쿤은 이제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특히 가난한 농촌 지역에서는 HIV와 AIDS에 대한 인식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며 "쿤 쿤과 같이 HIV에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들이 여전히 차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국은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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