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깜빡 깜빡’ 김포 애기봉 등탑 반세기 만에 철거… 혹시?

매년 성탄절 점등식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해발 165m) 전망대 등탑이 반세기 만에 철거됐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각급 부대 시설물 안전진단 결과 불안전 평가를 받아 지난 주에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대로 놔둘 경우 철골 구조물의 하중으로 지반이 약화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북한 고위급 3인방의 방남 이후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철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런 추측이 나오는 것은 1971년 세워진 18m 높이의 등탑은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점등식 논란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북한지역과 불과 3㎞에 거리의 등탑에 불을 밝히면 개성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 등탑이 대북 선전시설이라면서 철거를 주장해 왔고 지난 2010년에는 포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에게는 ‘미운털’이었던 애기봉 등탑 점화는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하자 군당국은 그해 12월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 행사를 다시 허용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구조물이 넘어지면 일반 관광객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철거했다”고 강조하면서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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