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박태환 “힘에 부쳤다”…자유형 400ｍ 동메달, 3연패 무산

‘마린보이’ 박태환(25)이 중국의 라이벌 쑨양(23)과 일본의 신예 하기노 고스케(20)의 벽을 또다시 넘지 못했다.

박태환은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 3분48초33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땄다. 쑨양이 3분43초23으로 금메달을 땄고, 하기노가 3분44초48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은 200m에 이어 400m에서도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박태환의 기록은 광저우 대회에서 세운 3분41초53은 물론 지난달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서 시즌 랭킹 1위를 기록한 3분43초15보다 훨씬 뒤진다.

시작부터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됐다. 하기노는 첫 50ｍ에 이어 100ｍ 구간을 돌 때까지도 1위를 지키며 앞서나갔다. 박태환은 쑨양의 뒤를 쫓으며 3위로 레이스를 펼쳤다. 이후 쑨양이 힘을 내 150ｍ 구간에서 1위로 나섰다. 박태환도 스피드를 끌어올려 250ｍ 구간을 돌 때는 하기노를 제치고 2위로 나섰다. 하지만 이내 하기노에게 다시 역전을 허용한 뒤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박태환은 쑨양과 하기노가 27초대에 헤엄친 300∼350ｍ 구간에서 29초48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힘을 잃었다. 결국 선두 쑨양에 5초10이나 뒤진 기록으로 세 번째로 레이스를 마쳤다.

런던올림픽에서 3분30초14의 아시아 신기록을 박태환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땄던 쑨양은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따내며 중장거리 1인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에게 특별한 종목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7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박태환의 주종목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실격 판정과 뒤이은 번복 등으로 페이스를 잃어 쑨양에게 금메달을 내줬었다.

경기를 마친 후 박태환은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미안하다”며 “아무래도 많이 힘이 부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날 200m 경기가 끝난 후 마음이 복잡했는데, 오히려 관중들이 ‘잘했다’며 위로를 해주셨다. 그럴수록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이번 대회에서 부담감이 컸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박태환은 “200m에 이어 400m에서도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해 아쉽고, 격려하고 응원해준 분들께 많이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비록 주력 종목인 200ｍ와 400m 그리고 계영 800m에서 잇따라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박태환에게는 아직 자유형 100ｍ·1,500ｍ, 계영 400ｍ, 혼계영 400ｍ 등 4경기가 남아있다. 이 가운데 자유형 100m는 박태환이 광저우 대회 때 금메달을 땄던 종목인 만큼 이번에 2연패를 노려볼 수 있다. 이날까지 박태환의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메달은 총 17개(금6, 은3, 동8)로 늘었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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