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부모들 "수능시간 불일치 9시 등교 재고해달라"

Է:2014-08-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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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부모들
오전 9시 등교를 처음으로 시행한 의정부여중 학생들이 수업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첫발 내디딘 ‘9시 등교’…수능 앞둔 고3 딜레마

탄력 적용 목소리에 교육감 의지 요지부동…학교는 ‘고심중’

25일 의정부여중을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딘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을 두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 학부모들이 술렁이고 있다.

“수능시험에 최적화한 생체리듬이 깨진다”는 고3 학부모들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이재정 교육감의 전면 시행 의지는 요지부동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주간업무보고 자리에서 9시 등교 정책과 관련해 “고3에 대한 예외적인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내 생각에는 고3일수록 (9시 등교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일찍 일어날수록 학업성취 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고 등교 시간을 늦춘 이후 학업성취도가 높아졌다는 선행연구에 근거한 발언으로, 학생 중심으로 적극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교육철학에 바탕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교육감은 이어 “단계적, 탄력적 방식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계기가 필요하다”며 “비정상적인 학교문화를 정상적인 학교문화로 바꾸는 것이기에 큰 틀에서 학부모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9시 등교 시행을 재차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 3학년에 대한 교육감의 언급은 학부모들의 반대여론과는 전혀 딴판이다.

고교생 학부모들은 절대적인 학습시간이 감소할 것이라는 걱정과 더불어 등교시간과 수능시간의 불일치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수능시험은 8시10분 입실, 8시40분 시험을 시작하기 때문에 9시 등교를 하게 되면 시험 당일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능시험시간 변경은 교육감 권한 밖이어서 도교육청은 교육부에 관련 지침 개정을 건의하는 방법밖에 없다.

도교육청 홈페이지 학부모 게시판에서는 9시 등교에 관한 글이 500여건 올라와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이다.

강모씨는 “백 번 천 번 양보해도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교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서울은 7시 등교하는 학교도 많은데 경기도만 9시까지 한다는 게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고3 수험생 학부모 윤모씨는 “수능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9시 등교라니 황당하다”며 “수능시험과 똑같이 훈련을 해야 하는데 말이 안 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고3 자녀를 둔 정모씨는 “교육감 생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대입이라는 관문을 앞둔 고교생들에게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재고를 요구했다.

도교육청이 25개 교육지원청별 협의회에 이어 강력한 장학지도(컨설팅)에 나서자 학부모들이 나서 학교에 자율권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성남시 15개 고교 학부모운영위원 30여명은 지난 22일 긴급 모임을 하고 학교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자체적으로 시행 여부를 결정하면 해당 학교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공문을 시행해달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교육감이 학교장에게 자율권이 있다고 말하지만 학교장들은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공문을 통해 자율권을 보장하라는 주장이다.

일선 고교는 물론 도교육청 내부에서도 학교 자율권의 테두리 안에서 시험을 두 달여 앞둔 고3 수험생들에 대해서는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완충론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교육감의 의지가 워낙 강한데다가 예외를 뒀을 때 자칫 정책의 원칙이 희석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 1·2학년과 3학년의 수업시간이 다를 경우 교사들의 근무시간에 혼선이 생길 수도 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교교육이 수능의 노예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큰 틀에서 학습의 양보다 학습방법을 개선을 통한 학력 향상을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도내 434개 고교 대상 등교시간 조사에서는 7시40분 이전이 62곳(14%), 7시40분∼8시가 216곳(50%), 8시 이후가 156곳(36%)이었다. 이 가운데 1·2학년과 3학년의 등교시간이 다른 학교는 48곳(11%)으로 파악됐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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